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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教智慧修行文化

[스크랩] 밀라레빠 / 고독의 성자, 밀라레빠 : 삼매는 흩어짐 없이 내게 머문다 - 책

by 明智 2008.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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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의 성자, 밀라레빠 : 삼매는 흩어짐 없이 내게 머문다.


완전한 고독 속에 영원한 친구 있고
가장 낮은 자리에 가장 높은 자리 있고
서두르지 않는 곳에 가장 빠른 길이 있고
온갖 목적 버리는 데 가장 순수한 목적 있다네.

은밀한 길 걸으면 첩경이 생기고
공(空)을 깨달으면 자비가 생기네.
자타분별 녹아지면 남을 도울 수 있고
남을 돕기 순수하면 나를 만나리라.
나를 만나면 불타 경지 성취하리라.

<에반스 웬츠, 이정섭 옮김, 『히말라야의 성자 미라래빠』(서울:고려원미디어, 1992), 306쪽>




이 노래는 밀라레빠(Milarepa)(1040-1123)가 열반에 들기 전에 베푼 마지막 가르침 중 일부분으로서, 전체적으로 일상적인 사고를 뒤엎는 역설적인 표현을 통해 참된 진리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티벳 불교의 성자 밀라레빠는 상상을 뛰어넘는 구도의 열정, 독특한 생애담, 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노래들을 통해 진리를 가르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아래에서 그의 생애를 살펴보도록 하자. 밀라레빠의 생애담은 그의 수제자였던 래충의 제자 짱뇽 헤루까(1452-1507)가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짱뇽은 1488년 음력 9월 8일경 눈 덮인 에베레스트 산의 순례지에서 생애담을 썼다고 한다. 위 책 맨 앞쪽 참조.

밀라레빠는 1052년 가을에 티벳의 한 부유한 유목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밀라레빠가 일곱 살일 때 세상을 떠나면서, 아들이 장성할 때까지 형님과 형수님이 재산을 관리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밀라레빠의 큰아버지와 큰어머니는 밀라레빠와 어머니, 여동생의 모든 재산을 가로챘기 때문에, 이들 가족은 품팔이를 하면서 연명하는 비참한 생활을 하였다. 마을 사람들도 처음에는 동정하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오히려 업신여기기까지 하였다고 한다. 하루는 그의 어머니가 통곡하면서, 큰아버지와 큰어머니를 없애고 9대에 이르기까지 씨를 말려달라고 밀라레빠에게 부탁하였다.

밀라레빠는 어머니에게 복수를 맹세하고 ‘융통 트로겔’이라는 흑마술사를 찾아가 자신이 지닌 모든 것과 몸과 마음 전부를 바칠테니 흑마술을 가르쳐 달라고 간청했다. 밀라레빠는 선량하고 근면하여 곧 사람을 죽이는 마술과 큰 우박을 내리게 하는 마술을 배웠다. 그리고 곧 큰아버지의 장남 결혼식에 참석한 일가친척 서른다섯 명을 죽이고, 그 날의 고통과 슬픔의 산 증인으로 큰아버지 부부를 살려두었다. 또한 폭풍우를 일으켜 마을의 모든 밀밭을 황폐하게 하였다. 이 일로 마을 사람들 모두는 밀라레빠에게 깊은 원한을 갖게 되었다.

밀라레빠 또한 살인을 행하고 재앙을 일으킨 자신의 행동을 크게 후회하고, 자지도 먹지도 못하며 괴로워했다. 그에게 흑마술을 가르친 스승도 잘못을 후회하고 밀라레빠에게 구원을 위한 진리를 가르칠 새로운 스승 ‘롱통라가’를 소개하였다. 그리고 롱통라가는 밀라레빠에게 다시 나로빠의 제자이며 탄트라에도 뛰어난 스승 ‘마루빠’를 찾아가라고 권유하였다. 밀라레빠가 스승 마루빠를 찾아 여행길에 올랐을 때의 나이는 38세였다.(354)

밀라레빠는 마루빠의 마을 사람들에게 ‘대요기이시며 역경(易經) 삼장법사인 마루빠가 누구’인지 물었으나,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런 어마어마한 사람은 모르며 그냥 마루빠라는 노인이라면 저 너머에 밭을 갈며 살고 있다고 가르쳐준다. 이리하여 밀라레빠는 술을 마시면서 밭을 갈고 있는 한 뚱뚱한 노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가 곧 스승 마루빠였다.

마루빠는 밀라레빠에게 다양한 주문을 하면서 몸과 마음을 괴롭힌다. 밀라레빠가 흑마술을 배운 것을 조롱하기 위해서, 도둑들을 죽이라고 했다가 다시 살려내라고 하기도 하고, 탑을 쌓으라고 하고는 절반쯤 높이까지 쌓았을 때 욕설을 퍼부으며 여태껏 쌓아올린 돌과 흙을 원래의 자리에 갖다 놓으라고 하기를 6년 8개월 동안 반복하였다. 상동 밀라레빠는 절망하고 좌절하면서도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잃지 않았으나 마침내는 다른 스승에게 도망치려 하였고, 결국 되돌아왔다. 마루빠는 밀라레빠의 정성과 끈기를 인정하고 밀라레빠에게 나로육법(Naropa의 六法)과 마하무드라(Māhamudrā)를 가르친다. (마하무드라는 大法印이라고도 하는데, 삼라만상은 ‘하나(一者)’의 본질이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라는 의미라 할 수 있다, 212, 편집자주)

나로육법이란 티벳의 전통 있는 한 종파인 까뀌빠의 중요 수행 방법이다. 첫째로는 생열(生熱), 호흡과 기공을 통해 몸을 따뜻하게 하는 가르침이다. 둘째, 환신(幻身)이다. 이는 윤회하는 세계가 환(幻)이며 우리의 마음만이 유일한 것이라는 것을 미세한 마음의 움직임을 통해 아는 가르침이다. 셋째는 몽환(夢幻)으로, 대상 세계가 환(幻)인 것만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지각 현상도 환(幻)이라는 것을 아는 가르침이다. 넷째는 광명(光明)으로 세계와 자신이 모두 환(幻)인 것을 아는 열반 상태의 깨어 있는 의식으로, 죽을 때 누구나 순간적으로 체험한다고 한다. 다섯째는 중음(中陰)이다. 유정(有情)이 죽은 뒤에 다시 태어나기 전까지 머무는 세계로 수행의 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경계의 일반화이다. 여섯째는 전이(轉移)이다. 사자(死者)의 의식을 제도하기 위해 유가 수행자의 의식을 전이하는 가르침을 말한다.(352)

밀라레빠가 45세가 되어 고향집으로 돌아왔을 때, 어머니는 잡초가 무성한 집에서 유골로 남아 있었고 여동생은 구걸을 하며 떠돌이로 살고 있었다. 밀라레빠는 어머니의 시신을 수습하고 곧 마을 근처에 있는 히말라야 산의 한 동굴에 들어가 거적 한 장을 걸치고 수행을 하였다. 처음에는 얼어 죽지 않기 위해서 잠을 자지 않을 정도로 고된 생활을 하였으나, 간절히 기도하던 중 생열(生熱)을 터득함으로써 몸에서 나는 열이 각성되어, 곧 추위를 견딜 수 있는 정도는 되었다. 하지만 머리는 산발하여 얼굴을 가리고, 먹을 것이 없어서 피부가 푸르게 변할 정도로 쐐기풀을 끓여 먹었으며, 몸은 해골처럼 말랐기 때문에 우연히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그를 귀신으로 알고 도망쳤으며, 그를 비웃었다. 그러나 밀라레빠는 진리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항상 기뻐하였고, 사람들의 어떠한 말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한편, 걸식을 하며 살다가 밀라레빠의 동굴로 찾아온 여동생 뻬따는 이러한 오빠를 이해하지 못하였다. 그녀는 “저는 이렇게까지 고행하면서 사는 사람은 본 적이 없어요. 오빠는 마치 머리를 짜내어 일부러 고행하는 것 같아요.” (225-226)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뻬따는 후에 밀라레빠에게 설득되어 귀의한다. 밀라레빠는 뻬따가 걸식으로 가져다 준 음식을 먹으며 수행을 거듭하여 9년 만에 자신의 본질이 허공이며 윤회와 열반은 둘이 아니라는 진리를 깨달았다. (355)

밀라레빠는 후에 존경받는 스승이 되어 많은 제자들을 거느렸으나, 한 라마승의 질투로 독이 든 우유를 마시고 1135년, 84세의 나이로 입멸하였다. 그가 생전에 베풀었던 가르침이 기록된 『십만송』에는 자연과 깨달음을 묘사한 아름다운 시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그의 시들 중 일부를 인용해 보자.

......연못과 호숫가에는
눈초리 사나운 물새 한 마리의 굽어진 목
나무 넓게 펴진 가지 위에 매혹적인 새떼들이 사랑스럽게 지저귀고
향기를 흩날리는 바람에 움직여
나뭇가지들은 춤추며 굽이치네
......허공은 나에게 먹을 것을 보시하고
삼매는 흩어짐 없이 내게 머무네.
아, 삼계에 윤회하는 사물들
내 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놀라운가.
<같은 책, 357>

이 시를 보면 수행 중인 밀라레빠가 눈앞에 펼쳐진 대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관찰하면서, 자신의 존재 자체에 경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허공은 나에게 먹을 것을 보시하고 삼매는 흩어짐 없이 내게 머문다’는 구절은 밀라레빠의 삶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 그는 들에 핀 꽃 한 송이처럼 아무 걱정 하지 말고 살라는 예수처럼, 평생을 걸식으로 살면서 제자들을 가르쳤던 붓다처럼, 생에 대한 모든 집착을 버리고 수행을 즐긴 사람으로 보인다. 밀라레빠의 노래는 우리나라에도 이정섭씨가 번역한『미라래빠의 십만송』(서울:시공사, 2000)으로 출간되어 있다. 구도자 밀라레빠의 순수한 마음과 열정을 통해 일상의 집착에 젖어 어지럽고 혼탁한 우리의 마음을 정화하면 좋을 듯하다.

*전체적으로 밀라레빠의 생애는『티벳불교의 성자 밀라레빠』(롭살라룽파 지음, 이경숙 옮김, 서울:불일출판사, 2000) 참조.

출처 : 心
글쓴이 : 누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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